About 

뜨개질을 좋아하고, 만든 이의 손과 생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것은 줄곧 다 좋아서. 혼자 꼼지락 하나씩 만들다 보니 와글바글해진 상자를, 아직은 조심스럽지만, 이곳에 열어두려 합니다. 



저는 작은 것을 좋아해서요. 바닥을 보고 걷다가 찾는, 하찮지만 내 눈에서만큼은 빛나는 무언가를 포착한 적. 그로 한 번 더 미소 짓게 된 것에서 눈과 손으로 '줍는' 행위가 습관이 돼버린 것 일지도요. 



저의 작업은 일상 속, 영화 속, 책 속. 어디선가 맞닥뜨린 단어일 수도, 이미지일 수도, 형태가 없는 향이나, 빛일 수도 있습니다. 홀연히 지나갔을 사소한 그 무언가에 이야기를 더함으로써 기억 속 찰나를 놓칠세라 잡아두고는, 눈과 손에 길게 담길 수 있도록, 머릿속에 그려지고 남겨진 것을 꺼내 형상화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. 


제 손에서 여러 획, 바늘땀과 코들이 쌓여 얽혀갑니다. 그래서 가지런하지 못하고, 조금은 투박하고 사연 있게 생겼을 수도 있어요. 다만, 같은 취향 그 누군가의 마음 한편에서도 긴 시간, 묵묵하고 따뜻하게 자리하면 좋겠다는 바람과 뜻과 진심도 담겼습니다.



저의 세상 안에서만 존재하던 것들이 이곳을 발판 삼아 더 멀리 나아가, 

같은 잔상에 머무르고 싶으신 분들께 살며시 가닿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. 





줍줍의 뜨개인 도규원 드림.




Bio

|2008 -2013 | 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 and Design (UAL) | BA Hons in Fashion Design in Knitwear (Bachelor of Arts with 1st Class Honours in Fashion | -2016 | Freelance Designer and Studio Assistant at various fashion studios | Sono, Pringle of Scotland, Paul Smith, Aries, Vanessa Bruno |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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